[2026 CES] Zoox(주크스) – 완전 자율 로보택시 서비스의 현실화

2026. 1. 13.

CES 2026

Hyunyoung Kim

Founder of Sphere D, a design and strategy studio analyzing global tech trends and product positioning.

이 글은 Sphere D의 CES 2026 인사이트 시리즈의 일부로, 많은 보도에서 자주 놓치는 구조, 포지셔닝, 그리고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합니다.

CES 기간, 라스베이거스 도심 한복판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장면 중 하나는 Zoox였습니다. 운전대가 없는 차량이 실제 도로를 달리고, 일반 승객을 태운 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목적지로 이동하는 모습. 그것은 ‘기술 데모’라기보다, 이미 운영 중인 서비스의 한 장면에 가까웠습니다.

아마존이 인수한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업 Zoox는 이번 CES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시승 서비스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Zoox의 차량은 기존 자동차를 개조한 형태가 아니라, 처음부터 자율주행만을 위해 설계된 목적 기반 차량(robotaxi)입니다. 운전대도, 페달도 없습니다. 대신 네 명의 승객이 서로 마주 보는 마차형 실내 구조와, 앞뒤 구분 없이 양방향으로 주행 가능한 대칭형 차체를 갖추고 있습니다.



‘운전’을 없애면, 공간은 완전히 달라진다

Zoox 차량에 올라타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이동 중이라는 긴장감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네 바퀴 모두가 조향되는 구조 덕분에 좁은 도심 도로에서도 움직임은 유연하고, 어느 방향으로든 동일한 속도로 주행할 수 있어 회전이나 유턴에 대한 개념 자체가 흐려집니다.

각 승객에게는 개별 공조 시스템과 음악 선곡 기능이 제공되고, 실내는 ‘자동차’보다는 작은 라운지에 가깝습니다. 완충 시 최대 16시간 연속 운행이 가능한 배터리는 하루 종일 서비스를 지속하는 전제 위에서 설계된 결과입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주행 중 사람의 개입이 전혀 없는 레벨4 자율주행이 실제 도심 환경에서 구현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CES 시승에서는 Zoox 직원이 동승했지만, 이는 안전 설명과 안내를 위한 것이었고 차량 제어에는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 자체가 Zoox가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플랫폼’을 만든다는 선택

Zoox는 2014년 설립 이후, 2020년 아마존에 인수되며 방향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이후 막대한 자본과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개발 속도를 끌어올렸고, 2017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2023년 말에는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 일부 구역에서 일반 시민 대상 시범 운행을 시작했고, 2025년에는 ‘Zoox Explorers’ 프로그램을 통해 대기자 명단을 받아 무료 시승 기회를 제공하며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쌓고 있습니다. 서비스 지역은 SOMA, 미션 디스트릭트, 디자인 디스트릭트 등으로 점차 확대 중이며, 샌프란시스코는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두 번째 상용 테스트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후 오스틴, 마이애미로의 확장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Zoox의 가장 큰 차별점은 Waymo나 Cruise처럼 기존 승용차를 개조한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운전자석이 없는 차량을 전제로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가로세로 대칭의 차체, 최적화된 센서 배치, 각 좌석에 적용된 5점식 벨트와 에어백, 차량 외부를 감싸는 360도 센서리움까지. 모든 요소가 ‘완전 무인 운영’을 기준으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아직 시범이지만, 명확한 방향성

현재 Zoox 로보택시는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 규제 당국의 허가 하에 제한된 구역에서 운행되고 있습니다. CES 기간 동안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진행된 시연 주행은 자율주행이 더 이상 실험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시승객들의 반응은 비교적 일관됩니다. “부드럽고 매끄럽다”, “SF 영화 속 장면 같다”, “생각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링크드인과 소셜미디어에서도 “미래가 드디어 현실로 다가왔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과제는 남아 있습니다. 완전 무인 차량에 대한 안전성 검증, 법규 정비, 그리고 도시별 규제 차이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 Zoox는 이를 단번에 해결하기보다, 현지 커뮤니티 및 규제 당국과 협의하며 단계적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카지노 왕복 셔틀 형태의 제한적 운영을 거쳐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고,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승객 피드백을 반영해 차량 동작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이 움직임이 더 흥미로운 이유

업계에서는 Zoox가 향후 아마존의 물류 네트워크와 결합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넘어 물류 배송 영역까지 자율주행을 확장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태우는 경험을 안정화한 이후, 같은 플랫폼을 물류로 확장하는 그림은 충분히 그려볼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Amazon이라는 강력한 자본력과 기술 지원을 등에 업은 Zoox는, Waymo(구글), Cruise(GM)와 함께 자율주행 모빌리티 상용화 경쟁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만 Zoox의 차별점은 ‘자동차를 얼마나 잘 만드는가’가 아니라, ‘이동이라는 경험을 어떻게 다시 정의하는가’에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고객과 나누고 싶었던 이유

Zoox는 가장 화려한 기술을 보여주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하나의 질문에 집요하게 답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이동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기존 구조를 조금씩 개선하는 대신, 전제를 통째로 바꾼 선택. 운전대를 없애고, 차량의 형태를 바꾸고, 서비스 운영을 먼저 설계한 접근. 이 태도는 모빌리티 산업을 넘어, 제품·서비스·플랫폼을 설계하는 모든 기업에게 유효한 관점입니다.

우리가 고객사와 함께 고민할 때 자주 마주하는 질문과도 닮아 있습니다. 지금 있는 걸 더 잘 만들까?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볼까?

Zoox는 이번 CES에서, 그 두 번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를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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